다보스포럼에서 본 중국의 급부상과 한국의 추락
2017-02-15
세계경제포럼(WEF)이 개최하는 제47회 다보스포럼은 2017년 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알프스산 허리에 위치한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안토니오 쿠테헤스 UN 신임 사무총장 등 세계 각국 정상과 글로벌 재계 리더들이 100개국에서 약 3천여명이 참석했다. 총 400여개의 세션이 열린 이번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사회적 통합과 인간개발에 관한 논의가 주로 이루어졌다. 4차 산업혁명, 포퓰리즘, 보호무역, 기후변화 등 세계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소통의 리더십, 책임 있는 리더십으로 극복하자는 뜻이다.
올 다보스포럼에서 가장 이목을 끈 참가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었고 가장 눈에 띄는 나라는 중국이었다. 시 주석은 다보스를 여는 기조연설에서 트럼프의 극단적 미국 우선주의를 비판하며 보호무역주의가 아닌 세계화를 주창하였다. 중국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에 나서는 모습은 적절하지 못하고 했다. 중국은 이번 다보스포럼 참석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굳히려 한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 대표단은 중국이 다보스포럼에 참가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역대 최대다. 정치인과 기업인 등 100명이 넘는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비롯해 세계 기업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경영인들이 포함됐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통찰력(An Insig ht)’이라는 주제로 연설도 하였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중심축’ ‘중국의 성장하는 중산층’ ‘세계 번영을 위한 중국의 역할’등 중국을 주제로 한 세션만 3개가 마련됐다. 중국을 상징하는 오성기가 미국 성조기를 제치고 주 행사장인 콩그레스센터 건물 한가운데에 게양되고 시내 곳곳에는 중국 기업과 은행 광고물들이 넘쳐난다.
전 세계 정치, 경제 엘리트의 모임인 다보스포럼에서 한국은 소외됐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96명이 초청을 받았지만 한국인은 22명에 불과했다. 우리 대표단의 격도 낮았다. 지난해에는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참석했고 그 전 해에는 대통령이 직접 참석해 영어 연설을 했다. 올해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표단을 이끌었다.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다 보니 장관급 대표로는 양자, 다자 대화를 주도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국이 주최하는 세션도 없었다. 재계 참석도 저조해 외국인들에게 한국과 한국 기업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개최하던 한국의 밤 행사도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한국은 참석자 수나 세션 주최 등 행사 외형도 초라하였고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이라는 올해 포럼 주제와 관련해 세계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했다. 주도권이 중국, 일본에 완전히 빼앗긴 분위기다.
다보스포럼은 세계 주요 이슈와 산업 트렌드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보교환은 물론이고 네트워킹의 무대이기도 하다. 참석자들은 경영전략이나 사업 추진 방향 등에 대해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열풍도 다보스포럼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월 열린 다보스포럼이 주제로 발표한 후 전 세계로 확산됐다. 4차 산업혁명은 시간이 갈수록 파급효과가 커지고 모든 사회에 영향을 주는 주요 화두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참석했던 CEO라면 한발 앞서 그 개념을 파악해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세계는 너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한 번 흐름을 놓치면 따라가기 힘들다. 이번 포럼과 CES 등에 중국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행사를 주도한 것과 비교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중국 기업들이 세계무대의 주인공으로 올라서고 있지만 한국은 점점 존재감을 잃고 추락하는 모습이다. 전시회나 국제사회에서 약화된 한국의 존재감은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올해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 고조로 기업 CEO들의 글로벌 트렌드 파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기업들이 국내 문제에 발목이 잡혀 해외 활동에 제약을 받고 흐름을 놓친다면 그에 따른 손실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석호익 서울대학교의과대학/서울대병원산학정과정 학사부원장
[출처: 뉴스천지-뉴스-오피니언-칼럼-IT칼럼] 다보스포럼에서 본 중국의 급부상과 한국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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