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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현의 세상보기] 목불인견(目不忍見) - 중국의 폭거, 항의도 못하나
  • 작성자 : 김민경
  • 작성일 : 2017.12.01
  • 조회수 : 2708

[최상현의 세상보기] 목불인견(目不忍見) - 중국의 폭거, 항의도 못하나

 

2017-12-1


 차마 눈뜨고는 중국의 폭거(暴擧)를 보아줄 수가 없다.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망(THAAD) 설치와 관련한 저들 보복폭거의 불은 다시 활활 타오른다. 사드문제가 봉인(封印)됐느니 뭐니 하고 말했던 것은 한국정부의 큰 착각이었다. 한중 관계에 잠시 해빙의 봄바람이 부는 듯했으나 진짜 봄을 알리는 바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산업을 국가가 주무르는 국가자본주의 시스템의 중국은 더 말할 것 없이 민간관광산업도 정부가 시시콜콜 간섭하고 통제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중국의 관광주무기관인 국가여유국이 최근 자국의 민간관광업자들에게 하달한 한국관광에 관한 세칙(細則)은 해괴하기가 이를 데 없다. 비록 우리 눈에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저들은 이 조치에서 사드보복을 푼다고 시늉은 했으나 그것은 보복을 푼 것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에게 굴욕을 안기며 열 받도록 자극했다고 생각된다. 이렇다. 이 조치는 한국으로 가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모집을 베이징과 산동성 지역에만 허용하고 한국여행상품의 온라인 판매를 금지하며 크루즈와 전세기를 이용한 관광도 금지한다는 것을 골자로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국에 오는 중국 관광객은 전체 인원 중에서 30% 정도로 축소되며 대규모 모객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여기에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는 놀부 심보를 발휘해 롯데호텔 롯데면세점 롯데월드 등 롯데그룹을 이용하는 어떤 관광일정도 일체 금지했다. 악랄하기 짝이 없다. 일국의 불가침권한인 안보주권 사항을 놓고서 이런 악랄한 짓을 하는 나라는 이 광명천지(光明天地)에 중국 말고는 없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사드와 관련한 어떤 보복도 없다고 부인해왔다. 뻔뻔한 거짓말이었다. 정말 사드보복이 중국인들의 국민정서에 의한 것일 뿐이지 중국정부가 기획한 조치가 아니었다면 얼마 전 발표된 양국 외교부의 ‘사드합의문’은 왜 필요했나. 그에 따라 취해진 이번의 조족지혈(鳥足之血)과 같은 후속조치인 ‘찔끔 해제’는 또 무엇이며-.

두말할 필요가 없다. 명백히 사드보복은 중국 최고지도부의 치밀한 기획이었다. 이번에는 사드보복 조치를 푼다면서 모기 눈물만큼 푸는 듯 마는 듯 했지만 이는 더욱 치밀한 기획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 업계의 중국 수요(需要)에 관한 ‘기갈(飢渴)’을 더욱 혹심하게 해놓는 ‘밑밥’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목이 타는 사람에게 반 모금도 되지 않는 물은 갈증을 더욱 심화시켜 놓을 뿐이다. 이렇게 졸렬하고 악랄하게 교묘한 조치는 중국과 같은 갑론을박이 있을 수 없는 일당독재의 나라, 경제를 국가가 전횡하는 국가자본주의 시스템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만약 진정한 민간주도의 다원주의 시장경제 사회에서라면 어디에서 제동이 걸려도 걸릴 것이기에 좀처럼 이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

 

 이렇게 민간부문과 경제가 독재 권력에 종속돼 정경(政經) 분리가 없으며 경제 환경의 가변성이 큰 나라와의 편중된 경제 거래는 위험하다. 더구나 그곳이 황금시장이라는 환상은 더 더욱 금물임에도 우리는 너무 깊이 빠져들었다. 그 같은 사실이 새삼 저들의 말도 안 되는 사드보복 국면에서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저들의 저런 터무니없는 짓에도 우리 정부가 강한 항의나 보복 철회의 요구조차 제대로 못하는 것은 대륙시장에 물린 우리 경제와 한국 국위의 약세를 그대로 웅변하는 것이지만 이런 식으로 계속 봉 노릇을 하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이 더는 용납하지 않는다. 저들의 사드 농간에 우리 기업들이 당하는 고통이 만만치 않음에도 그들이 정부에 불평을 쏟아 내거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담대한 인내심을 발휘하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 역시 국민 자존심의 발현(發現)이라 봐지는 것이다.

 

  바로 우리 기업에는 잃는 것이며 손해일지라도 그 경제실익을 잃지 않기 위해 나라의 자존심이나 국격을 깎아가며 타협하는 것을 기업의 입장에서도 원하는 바가 아니라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중국이 이런 우리 기업들에 ‘밑밥’을 던져 ‘기갈’을 악화시키려 한 것은 불순한 기도임이 분명하지만 이 불순한 기도가 성공해 우리 정부와 기업이 대립하고 기업이 정부에 거대한 압력집단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물론 그래서도 안 되며 지금부터는 국민 자존심으로 상황의 반전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자면 정부와 국민, 기업이 힘을 모아 한중 간 ‘사드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효험을 낸 사드와 한미일 안보 협력과 관련된 우리의 입장, 즉 외교부의 발표인 이른바 ‘3불(不)’ 원칙에서 한 발짝도 더는 물러서는 일이 없어야 한다. ‘3불’ 원칙이라는 것만 해도 이미 주권 훼손의 임계선상에 놓여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저런 입장을 낸 것은 너무 물렁한데다 성급했다. 저들도 사드보복 조치에 대해 국제적으로 조성된 비난 여론에 부담스러워했던 처지인데다 보복 조치로 나름의 경제적 손실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저렇게까지 약세를 보일 필요는 없었다. 더구나 ‘사드합의’를 이루고 난 다음 중국이 저렇게 우리의 뒤통수를 까며 치사하게 구는 배반 행위를 자행하는 것을 볼 때 더욱 그러하다. 더 강하게 버티지 못한 것이 후회로 몰려온다. 중국은 우리가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을 눈여겨보았다. 밀면 밀리는 우리의 약세를 파악했다. 여기에 우리가 더 매력을 느껴 추진하는 한중정상회담과 그들의 협조가 필요한 평창동계올림픽 등 그들이 무기로 삼을 소재들이 즐비하다. 저들은 우리에게 아픈 저런 무기들을 활용해 이미 저질러진 기회에 우리를 최대한 괴롭혀 길들이려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저들의 입맛에 맞게 행동하도록 하게 하는 한편 그들이 두려워하며 우리가 구성하고 있는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한 고리를 끊어버리려 하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런 때 더 밀리면 끝이 없다. 민다고 밀리지 말고 맞설 것은 강하게 맞서 되받아쳐야 한다. 항의할 것은 항의하며 필요하면 국제여론에 고발해 우리를 향한 중국의 나쁜 행동이 무사(with impunity) 통과되는 일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신축성이 없는 것은 아니로되 타협하지 않을 것과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며 이런 일에서는 절대로 밀리지 않는 주권국가의 면모를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어야 한다. 중국, 우리로서 이 강대한 이웃을 배척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사드보복과 같은 일로 자주 우리를 괴롭히는 나쁜 이웃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응당한 희생을 감내하면서 반드시 강하게 제동을 걸어주어야 한다. 이것이 그들로 하여금 호혜선린의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가르치는 최선의 방책이다. 그래도 아니라면 그들에겐들 우리와의 관계에서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아무리 강대국의 오만에 취해 있은들 정말 이를 모른다 할까

 

[기사출처;천지일보/오피니언/칼럼/최상헌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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