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교육 강화, 장년층의 도움이 필요하다
-조휘갑 이사장, ‘글쓰기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에 부쳐-
글쓴이 : 변종국, 2013-09-25
필자가 논술 선생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일이다. 한 학부모가 자녀의 수능 성적표를 들고 찾아왔다. 자녀의 수능 성적은 꽤 좋았다. 학부모는 대학 입시 논술 전형만 통과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논술 교육을 부탁했다. 학생의 글쓰기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연습 논술을 시켰다. 그런데 이 학생은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다. 문장을 완성하는 법조차 몰랐다. 글쓰기 교육을 해줘도 교육을 받아 담을 ‘그릇’이 없었다.
논술 문제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하고 근거를 찾아가는 과정에 대한 훈련이 전혀 안되어 있었다. 연습 논술은 일기나 다름이 없었다. 수능 성적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논술 실력이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 학생에게 학교에서 글쓰기 교육을 받은 적이 있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한 번도 없었다.” 이었다.
대입 논술 시험을 보름 정도 남겨둔 시기였다. 부모는 보름 동안 강도 높게 가르쳐서 대학에 합격 시켜 달라는 부탁을 했다. 돈을 얼마든지 드리겠단다. 학부모의 심정은 이해 하지만, 글쓰기 능력은 하루아침에 높아지지 않는 법이었다. 죄송하지만 학생을 가르치기 버겁다며 학생을 돌려보냈다.
대학생들이라고 다르지 않다.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은 자기 소개서 하나 작성하는 것을 힘겨워 한다.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고 돈을 받는 업체도 생겨났다. 대필 비용은 적게는 몇 십만 원에서 많게는 백만 원이 넘는다. 대학생들이 써 내려 가는 자기소개서는 하나 같이 똑 같다. ‘화목한 가정의 첫 째로 태어나 자상한 아버지 밑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방법이 그렇게도 없나 싶다.
대한민국 학생들은 과연 얼마큼 글쓰기 교육을 받는 것일까? 영어 교육에는 그렇게 열정을 쏟으면서 정작 글쓰기 교육에는 관심이 없다. 모국어로 글을 쓴다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 대학에 와서도 신입생 시절 글쓰기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전부다. 많은 대학에서 글쓰기 수업을 필수 교육 과목으로 지정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물론 학생들 스스로의 노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하지만, 글쓰기의 기본을 알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성과를 내긴 힘들다.
자신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만큼 비극적인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취업을 위한 첫 관문은 서류 전형이다. 그 중 가장 핵심이 자기소개서다. 첫 관문부터 힘겨워 하는 청년들의 현실이 답답하면서도, 이렇게 중요한 글쓰기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나를 누군가가 대신 표현해 주고 있다는 씁쓸한 현실에 선사연 조휘갑 이사장님의 일침이 더욱 따갑게 다가온다.
공교육 현장, 대학 강단에서 글쓰기를 필수 과정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일침에 크게 공감한다. 더 불어 시민 사회에서도 글쓰기 강좌가 작게나마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은퇴를 준비하시거나, 은퇴를 하신 장년층들이 젊은 세대를 위해 글쓰기 교육에 앞장서면 어떨까 싶다. 장년층의 경험과 안목을 전수해주면서 젊은 세대를 교육한다면 세대 간의 소통은 물론이거니와 장년층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현재 선사연에서는 청년 칼럼을 기고 받고 있다. 청년들이 글을 쓰면 첨삭을 거쳐 완성된 칼럼으로 만들어 준다. 작은 가르침이지만 청년들에게는 평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가르침으로 남는다.
장년층의 깊게 패인 주름과 굳은살에 담겨 있는 삶의 여운을 글쓰기 교육으로 승화 시켰으면 한다. 젊은 세대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글쓰기 선생님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도 청년들의 현실을 알아야 한다.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 일자리로 나아가기 위한 훈련으로서 글쓰기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 청년 세대를 위한 알찬 정책이 아닐까 한다.
하반기 취업 시즌이 다가왔다. 취업을 위한 자기 소개서를 위해 몇 주를 고생한다. 안쓰럽기 까지 하다. 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자기 소개서 쓰는 법’ 이라는 이름의 강좌에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몰리는 것이 현실이다. 청년들에게 글쓰기 교육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청년들은 평생 글쓰기를 어려워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이러한 젊은 세대를 방치하다 시피 했다. 어쩌면 심각한 국가적인 위기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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