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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자연과 문화> 통일준비위원회와 DMZ
  • 작성자 : 창강
  • 작성일 : 2014.03.19
  • 조회수 : 6528

[257] 통일준비위원회와 DMZ 

2014.03.18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

박근혜 대통령이 곧 출범할 통일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단다. '통일 대박'의 과정을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는 뜻이다. 한반도 통일이 '대박'이 되리라는 예측은 세계 지도자들로부터 광범한 지지를 얻고 있다. 그 한반도 통일의 한복판, 적어도 지리적으로 정중앙에 비무장지대(DMZ)가 있다. 박 대통령은 이미 DMZ를 '세계평화공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나는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세계생태평화공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DMZ는 60년 이상 인간의 접근이 금지돼 온대기후대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생태 보고(寶庫)지만 기껏해야 폭 4㎞의 좁고 길쭉한 띠 모양의 땅에 불과하다. 치밀한 준비 없이 덜컥 통일이 돼버리면 휴전 협정으로 끊어진 도로부터 개통하려 들 것이다. 적어도 철도 둘, 국도 여섯, 지방도 예닐곱 개가 대기하고 있다. 보전생태학의 '서식지 파편화(habitat fragmentation)' 원리에 따르면 이 길들만 다 연결해도 DMZ는 보존할 가치조차 없는 허드레 토막 땅이 되고 만다. 생태에는 국경이 없다. DMZ는 더 이상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통일한국이 만일 이런 '생태 쪽박'을 저지르면 국제사회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정부는 지금 제조업보다 훨씬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외국 관광객이 판문점을 찾는다. 분단의 역사와 자연 생태의 융합은 그야말로 '대박' 관광상품이다. DMZ를 지나는 모든 도로를 고가도로나 터널로 만들고 전체를 통째로 하나의 공원으로 보전해야 한다.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DMZ를 지오파크(Geo-park), 즉 세계지질생태평화공원으로 만들자고 제안한다. 두루미, 재두루미, 검은부리저어새 등 세계적 멸종 위기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이자 한반도 전체 식물의 3분의 1, 조류의 5분의 1, 포유동물의 2분의 1에 달하는 생물 다양성은 물론, 기묘한 노두(露頭)의 지질 다양성도 풍부한 곳이 바로 우리의 DMZ이다. DMZ는 남북의 통일 대화에 가장 중요한 화두이자 통일준비위원회의 핵심 주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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