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세 영·유아도 義務敎育 하자"
글쓴이 / 김인준 /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우리나라 의무교육은 중학교까지이다. 의무교육을 확대하자고 할 경우 보통 고등학교, 대학교로 확대를 생각한다. 그런데 3~5세 영·유아 의무교육을 제안하고 싶다.
3~5세 의무교육 주장은 보편적 복지냐, 선별적 복지냐의 논쟁과는 전혀 다른 별개 이슈이다. 예산상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논쟁은 별 의미가 없다. 그보다 왜 정부가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3~5세 영·유아 의무교육에 두고 실행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영·유아 의무교육은 단기적으로는 교육에 대한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 구조 개혁에 공헌할 뿐 아니라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위험을 막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돈을 풀고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 영·유아 의무교육 확대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 될 것이다. 또 양질의 보육 교사 양성은 고용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물론 영·유아 의무교육을 실행하면 정부 재정 수지 악화가 문제 될 수 있다. 그런데 재정 건전화는 좀 더 장기적 시각에서 접근해야 할 이슈이며 이를 위해서는 연금 개혁과 공기업 개혁 등 구조 개혁을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가 좀 더 핵심적인 과제이다. 만약 단기적인 정부 재정 적자 문제가 심각하다면 대기업 법인세를 1% 정도 높여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교육 투자의 한 축을 담당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겪고 있는 가장 큰 구조적 문제의 하나는 저출산·고령화, 인구 증가율 감소다. 여성들이 3~5세 영·유아 교육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출산율이 높아지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아 노동시장 참여율도 높아지면서 인구 증가율 감소에 따른 경제성장 잠재력 저하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한 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 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인재 양성은 어린 시절 양질의 교육 제공과 교육 기회의 평등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양질의 교육이 어려서부터 제공되면 그만큼 진흙에서 진주를 캘 기회가 커질 것이며, 그 나라의 성장 잠재력과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믿을 만한 교육 환경에서 자격을 갖춘 보육 교사들에 의해 자녀가 교육받기를 바란다. 초등학교 의무교육 수준으로 정부가 책임지고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보육 교사의 질을 높인다면 새벽부터 줄을 서서 유아원 추첨을 기다리고 국공립 유아원 당첨을 로또 당첨으로 여기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영·유아 의무교육은 사교육비를 크게 줄여 국가 차원에서 보면 오히려 교육 비용을 줄이고 경제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국제기관들의 연구에 의하면 교육이 소득과 부의 분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소득 분배가 잘 이루어질수록 성장률도 높아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양질의 영·유아 교육 제공은 소득과 부의 분배 개선 효과와 함께 포용적인 미래 사회를 여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성장 속도가 중시되었지만 앞으로는 성장의 질이 좀 더 중요하다. 앞으로 역동적·포용적,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는 양질의 영·유아 교육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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