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草 斷想 22-73회, 건빵에 있는 두 개의 구멍
愚草 文會穆
全筆家
22. 8 6(토)
디테일에 성패가 갈린다
건빵을 구우면 내부가 가열되어 수증기가 생기는데 그 수증기 압력이 너무 높아지면 건빵이 터져버리므로 건빵의 터짐을 막기 위해서 적당하게 구멍을 뚫어 수증기를 빼낸다.
건빵 구멍이 두 개인 것은 구멍이 더 많으면 비스킷처럼 납작해져서 납작빵이 되고, 구멍이 하나밖에 없으면 부풀어 터져버리거나 배가 볼록한 볼록빵이 되기 때문에 납작빵도 아니고 볼록빵도 아니게 적당한 모양을 갖도록 구멍 두 개를 뚫어 놓은 것이다.
이런 구멍이 일상에도 많이 볼 수 있는데, 비스켓, 캔 뚜껑, 볼펜뚜껑, 냄비뚜껑, 열쇄구멍 등 관심을 갖고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 나름대로 기능이 있는 것이다.
소통을 강화한다고 국민들과의 접촉 기회를 늘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지도자의 소탈함을 보여 주려고 애쓰고 있으나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 약자의 소탈함과 강자의 소탈함은 다르다. 약자의 소탈함은 인간성이 좋다고 인식되지만 강자의 소탈함은 작위적이거나 왠지 부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이기 쉽다. 그껏 ‘그런 면도 있었네’ 하는 정도의 반응이면 성공한 것이다.
노무현의 소탈함과 윤석열의 소탈함은 다르다. 지금 이점을 오해하여 지지율을 떨어지게 요인으로 작용하게 만든다. 소탈함을 보여 주려는 행보가 반대자들의 비판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행보가 소통은 커녕 대통령의 상징성과 신비감만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미국 국민이 아니다. 대통령의 대선 지지율에서도 보듯 좋게 보려는 성향보다 비판적으로 보려는 경향이 큼을 인식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순수함은 언제든지 왜곡되고 더럽혀 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 지점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은 윤석열 다워야 한다. 누구의 흉내를 내면 결과는 좋지 않다. 두 개 이상의 구멍을 뚫는다고 좋은 모양의 건빵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대로 된 소통을 하려면 소통의 디테일이 필요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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