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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谷斷斷 23-99회, 정조의 대통합 꿈은
  • 작성자 : 문회목
  • 작성일 : 2023.08.06
  • 조회수 : 211


<東谷斷斷 23-99회, 정조의 대통합 꿈은

東谷 文會穆

全筆家

23.8.6(일)

세상을 품다

宙合

昌德宮 후원에 芙蓉池 연못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는 위엄 있는 이층 누각 宙合樓가 있다. 1776년 정조임금은 왕위에 오르자 가장 먼저 주합루를 세우고, 임금의 御眞, 御製, 御筆 등을 간직하도록 하였고, 이곳에 奎章閣을 설치하여 학자들을 양성하고 학문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정성을 기울였다.

부용지 연못을 돌아 주합루에 오르려면 魚水門이 있다. ‘魚水’라는 말은 유비가 제갈량을 너무 친애하자, 관우와 장비가 좋아하지 않자, 유비가 ‘나에게 제갈량이 있는 것은 물고기에게 물이 있는 것과 같다’고 타일렀다는 말에서 유래한다. 옳은 신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奎章閣’이란 명칭은 숙종이 정해놓았던 것이고 편액까지 어필로 써두었던 것이지만, ‘宙合樓’의 명칭은 정조가 정한 것이고 편액도 정조의 어필이다.

‘宙合’이라는 말은 《管子 제4권 제11편 宙合편》에서 나온 말이다. ‘宙合’은 ‘위로는 하늘의 위로 통하고, 아래로는 땅의 아래까지 내려가며, 밖으로는 사해의 바깥까지 나가, 천지를 둘러싸서 하나의 보따리로 만들어 놓는 것이다’라 하였다. 만물은 천지 속에 들어 있고 천지는 ‘‘宙合’ 속에 들어 있다고 하니, ‘‘宙合’이란 천지와 만물을 모두 싸안고 있는 우주를 말하는 것이다.

《管子》의 말은 통치자로서 임금의 덕은 무엇보다 모든 것을 감싸 안는 포용력을 발휘하는데 있음을 강조한 것이라 하겠다. 이 점에서 선왕인 영조의 정치철학은 당쟁의 갈등을 잠재워 화해시키는 ‘蕩平’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면, 정조의 통치철학은 한 걸음 나가 더욱 적극적으로 모든 대립을 감싸서 하나로 조화롭게 통합하겠다는 ‘宙合’을 추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정조의 꿈은 우주적 통합을 실현하는 이상사회였지만, 현실에서 신하들은 여전히 붕새의 큰 뜻을 모르는 참새의 아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당파적 이해에 매달려 있었다.

彰德宮 宙合樓를 지나면서 오늘 정치현실이 어쩌면 닮았는지 착잡한 생각이 복잡하게 만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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