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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愚草 斷想 22-90회, 種의 보전을 위해 慈悲는 없다
  • 작성자 : 문회목
  • 작성일 : 2023.09.20
  • 조회수 : 221


<愚草 斷想 22-90회,

種의 보전을 위해 慈悲는 없다

愚草 文會穆

全筆家

22. 9. 20(화)

3억년을 진화한

잠자리의 놀라운 묘기



생물의 생존전략과 종의 보존을 위한 메카니즘은 알수록 신비하고 흥미롭다. 종종 생물의 행태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인생을 되 돌아 보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잠자리는 중국에서 蜻蛉청령, 蜻蜓청정, 일본에서는 蜻蛉을 사용하며 ‘톰보(トンボ, tombo)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dragonfly로 우습게도 용파리가 된다. 우리나라는 조선 중종 때 당나라 杜甫의 시를 한글로 번역, 편찬된 『杜詩諺解』 초간본에 나온 것이 시초이며 이후 조선시대의 여러 문헌에서 잠자리가 표기되어 있다.

우리나라에 잠자리가 100여종이 산다고 하는데 가을을 대표하는 배 붉은 고추잠자리도 20여종이나 된다. 잠자리는 종족 보전을 위한 하트모양의 짝짓기를 한다. 잠자리의 생식 기능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잠자리의 배는 열 개의 마디로 되어 있는데 수컷은 두 번째와 세 번째 마디 사이에, 암컷은 여덟 번째와 아홉 번째 마디 사이에 생식기가 있다. 이런 수컷과 암컷이 짝짓기를 하려면, 제각기 머리를 상대의 몸에 고정시킨 채 이 두 부분을 만나게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트 모양이 생기는 것이다.

인간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병적 집착에 가까운 잔인한 행동도 하는데 잠자리도 그렇다. 잠자리는 하트 모양을 한 채 계속 같이 날아다니는데 아름다운 한 쌍의 달콤한 비행 같지만 실상은 수컷이 짝짓기가 끝난 후에도 떠나지 않다 보니 그런 모양이 유지되는 것이다. 수컷이 떠나지 않는 것은 다른 수컷이 접근하지 못하게 온 몸으로 막기 위해서다. 원천봉쇄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과격한 조치도 취한다. 어떤 실잠자리 종은 털이 많은 생식기로 자신보다 먼저 짝짓기 했던 다른 수컷이 남긴 흔적을 깨끗이 청소한다. 몇몇 실잠자리는 더 나아가 생식기 끝 뒤쪽에 일종의 주걱 같은 긁개로 다른 수컷의 흔적을 ‘퍼내기’까지 한다. 다른 누군가의 유전자가 아니라 자신의 것을 대대손손 이어가도록 하기 위함이다.

인간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까지 올라가도 600만 년에 불과한데 잠자리는 3억년 이상을 생존해 왔으니 그간 별의별 생존 실험을 해보지 않았겠는가. 그런 실험이 성공했으니 지금도 살아 있는 것이다. 한편 종의 생존을 위해 자비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은 권력을 잡기 위해 투쟁하고 권력을 쟁취한 이후에는 지키기 위해 투쟁한다. 그 세계에서는 생물 종의 보존 만큼 온갖 방해와 무자비한 제거 만이 존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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