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草斷想 23-123회, 아부의 정석
東谷 文會穆
全筆家
23. 10.28(토)
윗 사람의 수염까지
털어줄 정도가 되야지
宋나라 眞宗 때 재상 구준(寇準)은 유능하고 지혜롭지만 관운이 따르지 않은 젊은이들을 과감히 발탁하여 나라의 일꾼으로 만들었다. 參政(부총리급) 정위(丁謂)도 그런 젊은이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정위는 비록 유능한 인재였지만 윗사람에게 비굴할 정도로 아부하는 못된 짓을 하여 주위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하였다.
한번은 조정 중신들과 함께 회식하는데, 구준이 국을 잘못 떠 그만 수염에 국 찌꺼기를 묻혔다. 이때 정위는 쏜살같이 달려와 자신의 소맷자락으로 공손히 구준의 수염에 묻은 음식 찌꺼기를 털어 주었다. 이에 정위를 냉정하게 꾸짖으며, 그의 아부하는 버릇을 일깨워 주었다.
상관 수염까지 털어줄 것 없다
拂鬚塵
* 拂털 불, 鬚수염 수, 塵먼지 진
-《宋史》〈寇準傳〉
拂鬚塵(불수진)은 수염의 먼지를 털어 준다는 뜻으로, 윗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거나 윗사람에 대한 비굴한 태도를 비유하는 말이다.
천 명의 사람은 아첨하고
千人之諾諾
한 사람이 바른말 한다.
一士之諤諤 *諤곧은 말할 악
- 《史記》<商君列傳>
당무에 복귀하자 어첨꾼들과 졸개들은 박수치고 희희낙락하고,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한 말과 얼굴빛으로 듣기 좋은 말로 알랑거리는 꼴은 시대가 변해도 여전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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